과학캠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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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호킹` 이상묵 교수, 장애인 인재 키운다
조회 : 241
등록일 : 2023-06-30 11:31
작성자 : ROPOS
"공부에 열정이 있는 장애 학생을 도와 한국의 '진짜 스티븐 호킹'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따뜻한 배려와 지원도 좋지만 실력 있고 성공한 장애인 롤모델을 만들어야죠. 마침 제가 장애인이자 교육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59·사진)가 초등학교 5·6학년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사업에 나선다. 매년 장애 학생과 학부모 10여 명을 선정해 사비를 들여 과학캠프와 멘토링 교육 등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일 이 교수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미래 장애인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사업을 펼치고 싶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나는 공부를 다 끝낸 후 장애를 입은 중도 장애인이지만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선천 장애인 중에서도 '이공계 엘리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06년 7월 미국에서 지질조사를 진행하던 중 차량 전복사고로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됐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에 좌절할 법도 했지만 사고 6개월 만인 2007년 3월 다시 익숙한 강단으로 돌아왔다. 몸을 대신할 전동 휠체어와 입으로 작동하는 마우스 등 정보기술(IT) 보조기기를 이용해 활발하게 강의와 연구 활동을 벌이며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자 '서울대 장애 학생들의 교육 실태와 개선 마련을 위한 정책 연구'를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장애를 입은 이후 15년 동안 서울대에서 장애 학생들을 위해 재직해왔다"며 "그동안 다양한 학생을 봤는데 나도 장애인이자 교육자로서 안타깝게 느끼는 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연구 자료에는 서울대 장애 학생 중 남학생 3명과 여학생 5명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코로나19 비대면 수업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 중에는 "컴퓨터로 글을 쓸 때 영상 키보드를 이용해야 해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린다" "지금까지 노하우들이 별 쓸모가 없어지고 다시 1학년이 된 것 같다"는 등 부정적 경험이 많았다.
이 교수는 "서울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하는 편이지만 단순한 지원을 넘어 교육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서울대 졸업장을 받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공부하고 나가서 좋은 직장을 찾아야 하는데 여기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가 되면 장애는 과학기술과 전자통신장비 발전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교육 격차와 학력으로 인한 차별은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따뜻한 배려와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장애 학생도 공정하게 실력을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계 스타인 박세리·김연아 선수를 예로 들며 '성공 사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포츠 스타 등장에 따라 어린 학생 사이에서 골프·피겨스케이팅 열풍이 불었던 것처럼 장애 학생 중에서도 뛰어난 과학계 인재를 배출한다면 후발 주자가 계속 나올 것이란 얘기다.
이 교수는 "단순히 장애인을 위한 특례입학제도를 만드는 것에 만족하면 안 된다"며 "대입 7·8년 전인 초등 고학년 때부터 매년 10명가량의 장애 학생과 학부모를 선발해 과학고에 진학시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한성·서울·세종과학고 등에 장애인 특례입학제도가 있지만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과학고에 일단 들어간 후 공부하다 보면 실력이 안 올라갈 수가 없다. 그런 학생들이 대입 후에도 잘 적응하고 졸업한 다음 좋은 직장으로 가기 쉬워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 역할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아이들이 교육에 열망이 있어도 학부모가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너무 일찍 포기해버리는 일이 많다"며 "옆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수그러든다면 당장 올해부터라도 인원 모집을 시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금이 기자]
출처 : 매일경제
지난 20일 이 교수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미래 장애인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사업을 펼치고 싶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나는 공부를 다 끝낸 후 장애를 입은 중도 장애인이지만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선천 장애인 중에서도 '이공계 엘리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06년 7월 미국에서 지질조사를 진행하던 중 차량 전복사고로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됐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에 좌절할 법도 했지만 사고 6개월 만인 2007년 3월 다시 익숙한 강단으로 돌아왔다. 몸을 대신할 전동 휠체어와 입으로 작동하는 마우스 등 정보기술(IT) 보조기기를 이용해 활발하게 강의와 연구 활동을 벌이며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자 '서울대 장애 학생들의 교육 실태와 개선 마련을 위한 정책 연구'를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장애를 입은 이후 15년 동안 서울대에서 장애 학생들을 위해 재직해왔다"며 "그동안 다양한 학생을 봤는데 나도 장애인이자 교육자로서 안타깝게 느끼는 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연구 자료에는 서울대 장애 학생 중 남학생 3명과 여학생 5명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코로나19 비대면 수업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 중에는 "컴퓨터로 글을 쓸 때 영상 키보드를 이용해야 해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린다" "지금까지 노하우들이 별 쓸모가 없어지고 다시 1학년이 된 것 같다"는 등 부정적 경험이 많았다.
이 교수는 "서울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하는 편이지만 단순한 지원을 넘어 교육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서울대 졸업장을 받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공부하고 나가서 좋은 직장을 찾아야 하는데 여기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가 되면 장애는 과학기술과 전자통신장비 발전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교육 격차와 학력으로 인한 차별은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따뜻한 배려와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장애 학생도 공정하게 실력을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계 스타인 박세리·김연아 선수를 예로 들며 '성공 사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포츠 스타 등장에 따라 어린 학생 사이에서 골프·피겨스케이팅 열풍이 불었던 것처럼 장애 학생 중에서도 뛰어난 과학계 인재를 배출한다면 후발 주자가 계속 나올 것이란 얘기다.
이 교수는 "단순히 장애인을 위한 특례입학제도를 만드는 것에 만족하면 안 된다"며 "대입 7·8년 전인 초등 고학년 때부터 매년 10명가량의 장애 학생과 학부모를 선발해 과학고에 진학시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한성·서울·세종과학고 등에 장애인 특례입학제도가 있지만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과학고에 일단 들어간 후 공부하다 보면 실력이 안 올라갈 수가 없다. 그런 학생들이 대입 후에도 잘 적응하고 졸업한 다음 좋은 직장으로 가기 쉬워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 역할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아이들이 교육에 열망이 있어도 학부모가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너무 일찍 포기해버리는 일이 많다"며 "옆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수그러든다면 당장 올해부터라도 인원 모집을 시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금이 기자]
출처 : 매일경제